[TV 리뷰] 검블유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2019. 08. 06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SF인가, 뻔한 스토리가 아닌가 등의 기준으로 볼지 말지를 결정한다. 한국 드라마라고 분류하기는 싫지만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는 시청을 하면서 내용의 전개가 너무 예상이 가기에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이하 검블유의 포스테에 적힌 '우리들의 하루는 검색으로 시작해 검색으로 끝납니다'라는 말은 나의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고 바로 1화를 시청했다.
1. 인상 깊었던 2가지 장면
2. 검블유 주제와 관련해서 한 생각들
3. 다른 의미로 인상 깊었던 2가지 장면
1. 인상 깊었던 2가지 장면
지금까지 검블유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두개 있는데, 첫번째 장면은 애인에 대한 정의를 한 부분이고 두번째 장면은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나누는 말에 대한 부분이었다.
첫번째 장면에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타미가 상대방에게 질문한게 인상 깊었다. 대사에서 '배려'라고 말했지만 표정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배려, 즉 몸에 베인 배려로 보여서 좋았다. 우리는 상대방의 정체성에 대해서 "보편적"인 상태로 미리 짐작하고는 한다. 여기서 "일반적임", "보편적임", "정상"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일반적인게 무엇일까. 보편적인게 무엇일까. 정상적인게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이 장면을 통해 하면서 스스로 질문을 했다.
사람의 수가 많은게 일반적인 것일까? 가장 인정을 받는 것이 정상적인 것일까? 우리가 일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들의 과정은 어떤 원리로 이루어져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이론적인 원리를 도출할 수는 없었지만 우리는 상대방이 우리 자신과 비슷할 것이라고 1차적으로 예상을 한 후, 그들을 대한다는 것이 가장 그럴 수 있겠다는 결론이었다. 우리는 그 대상을 그 존재 자체로 보아야한다. 그래서 일반적이다, 정상적이다라는 표현을 지양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나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두번째 장면은 평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부분이다. 얼굴 평가, 외모 평가 등 점점 평가를 하는 행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변할 수 없는 얼굴이나 외모와 같은 외형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의미에서이다. 영상에서 나온 것 처럼 셔츠를 칭찬하는 것은 그 사람의 취향을 칭찬한 것으로, 우리의 평가의 방향이 이러한 쪽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쁘다는 말도 발화자의 기준 내에서 우리가 평가 받는 거니까. 혹자는 나는 외모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겠다. 첫번째 장면과 연관해서 보았을 때 우리는 상대방을 다 우리 자신과 같다고 미리 예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면, 우리 모두가 같은 말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도 상대방은 싫을 수 있다는 거 !
2. 검블유 주제와 관련해서 한 생각들
장면 외적으로 생각난 것도 몇가지 있다. 검블유 드라마 주제와 관련한 생각들이다.
첫번째는 공적 관심사 vs. 인권 vs. 알권리. 이 세가지는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개념적으로는 상대적이지 않을지 몰라도 그 결과나 효과 측면에서는 상대적인 것 같다. 공적이란 표현을 들으면 공인을 어디까지 정의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된다. 공인의 사전적 정의는 국가나 공공 단체 또는 사회단체 등이 어느 행위나 물건에 대하여 인정한 것, 또는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셜 네트워크 인플루엔서들을 공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혹은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그들에 대해서 알권리를 얼만큼 주장해야할까? 그들의 인권을 어디까지 보호해주어야할까? 이 글을 읽는 사람 뿐만 아니라 현대인이라면 한번쯤은 고민해 보아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검블유를 보면서 다시 생각할 수 있어서 소름이 돋았는 것으로, 내가 아는 것 = 좋은 것 = 유명한 것 이라는 생각 원리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사람마다 아는 정보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들도 다르다. SNS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팔로우나 구독 등을 통해 선택해서 볼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아는 것과 좋은 것을 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그 사이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는 데 우리는 그 두개를 혼란해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고 이 경향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3. 다른 의미로 인상 깊었던 2가지 장면
보이지 않는 인터넷 세계가 보이는 현실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검블유를 보고 미디어와 관련된 드라마를 더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블랙 미러'를 추천해드립니다 !
검블유보다 조금 더 미디어의 극한의 상황을 다루고 있고 풍자극이라고 불리는 만큼 비판의 요소도 많이 들어가있어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