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예술] 기획실 뮤니브 동아리 활동
뮤니브 활동 종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
시점은 끝자락에서 쓴 것이라 그 당시의 혼란스러움이 많이 미화 되었겠지만,




오늘 뮤니브 콘서트 제8의요일을 끝으로 문화기획단체동아리 뮤니브 활동이 끝이 났다. 물론 피드백 정리 및 발표 회의가 한차례 남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뮤니브를 하면서 공연기획자라는 진로를 포기했었다. 기획보다 실연자의 역량이 티켓 수익에 직결된다는 점, 내 생각들이 또 다른 아이디어의 모방일까 하는 의구심. 음악에 대한 결핍을 기획으로 풀어내고 싶은 걸까 하는 자아비난. 나에게는 당연한 절차가 회의에서는 부수적인 절차가 될 때에도, 나에게는 그거 까지 생각해야하나라는 절차가 누군가에게는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할 경우도 있었다. 나의 기획의도가 몇 개월동안 매달리면서 현실적인 요소 ; 주로 자본 에 의해서 그만큼 실현되지 않을 때가 가장 절망적이었다.
바닥에서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공연이 취미와 관심사이기만 했지 내가 배워본 적이 없는 분야기에 내가 겪는 혼란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사회초년생으로서, 인문계에서만 살다가 이제서야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인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스스로를 위한 자기변론은 겸열이 심한 나에게 절대 장기적인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언제나 처럼.
하지만 "무대라는 공간의 존재 의미"에 대해 스스로 깊게 정의하면서 위의 혼란성은 옅어질 수 있었다. 같은 실연자, 같은 음악, 심지어 같은 악기여도 그곳이 연습실인 것과 공연장 내부인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만약 오늘 뮤니브 콘서트에서 한 TOP4의 무대가 관객이 아무도 없다면, 조명과 음향이 없다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겨루는 자리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이렇게 한 공연을 세우기 위해 몇 개월간 매달리며 수없이 기획을 뒤엎었을까? 우리 집 마당에서 하는 재롱잔치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이는 불필요한 절차였다. 살아온 배경도 시간도 다른 다양한 관객들을 한 날, 한 시에 같은 장소에 같은 것을 보게 하며 동시에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이게 공연과 무대의 존재 의미 아닐까 생각해본다. 공연이 있기에 아티스트들의 생각을 담은 노래를 연주로서 관객들에게 직접 전달 할 수 있는 것 같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이 생각은 더욱 진해질 수 있었다.
다양한 음악 분야를 좋아하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인디 밴드의 공연에 대해서는 전무했다. 뮤니브 콘서트를 진행하며 인디 공연 문화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모든 뮤니브 기획 의도의 시작인 "젊은 아티스트에게 자리를 제공하기 위하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음악을 잘 하는 사람이 많았다.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처음 듣는 노래와 이름이 많았다. 예술의 목적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대중성과 상업성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모든 창작자가 같을 것이다. 더 많은 아직 안 알려진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고, 그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으면 했다. 공연을 만드는 일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이 문장들을 작성하면서 '너부터 챙겨야지'라는 또 다른 자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더해서 '누군가를 빛내주는 일을 하는게 좋니, 너가 빛나고 싶지 않니'라는 목소리도 들리기도 한다. 혼란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감에 따라서 이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지금 나의 마음은 어떠한지 확인하는지에 대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결국, 내가 수많은 정체성과 싸우면서도 공연 기획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대의 소중한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