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의 깊이는 다른 사람과 달랐던 것 같다
나는 그걸 잘 몰랐고 내가 남을 생각하는 것 만큼
대상에 대한 이해를 하는 만큼 다들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말을 아꼈다.
이정도만 말하면 알아듣겠지?
이정도만 표현하면 눈치채겠지?
상대방이 나만큼 마음을 쓰지 않아도
그들을 위해서 타인합리화를 해주었다
내가 내 편이 되어주지 못하고
내면에 여러 자아를 만들어서 내 친구의 편에 더 많은 자아를 세워뒀다
그 자아들과 친구들의 시뮬레이션 경우의 수 게임은 일상 속에서도, 꿈 속에서도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다
내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인지
내가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만든,
그들을 위해서 변형한,
경우의 수 중 하나인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은 나를 살게하는 동시에
나를 죽고싶게 만든다
그들은 나를 살고있다고 느껴주게 해주는 동시에
내가 죽어가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나는 공감을 정말 잘 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에게 깊고 얕은 고민을 나누는 분들이 많다
이때까지 22 년간 살면서 그 순간 순간 진심이었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때로는 그 사람보다 더 그 고민에 대해서 진지하게 그 문제에 대해 마주했다
공감이 아니라 빙의라고 느꼈을때 쯤
이 친구와의 관계의 정의가 다른 친구와의 고민내용과 겹쳐서 혼란이 와서 그 자리를 피했을 때 쯤
타인의 트라우마들과 상처들이 오롯이 나의 상처들로 남아 상처투성이가 된 나의 모습을 마주봤을 때 쯤
이제는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나를 지켜야할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나를 위해서라도
나만큼 생각의 깊이가 넓이를 따라 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내 머릿속의 공상들을 마주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나는 지난 몇주간 계속 울었다 하루도 빠짐 없이
원래는 울면 그 울음을 멈추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생각이 빨라지는데 그게 무서워서
그 생각을 멈추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이제는 인정하고 마주하기로 했다
나는 생각이 원래 많은 사람이고
그만큼 주변사람을 사랑하고 아꼈다
그런데 그것은 상상 이상으로 힘이 된다
그래서 더욱이 오롯이 사랑하려면
이제는 내가 속으로만 품지 말고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는 나
타인에게 공감을 받는 나
타인에게 욕을 먹지 않는 나
이제는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
평생을 남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기준에 맞춰서 살아왔어도 이 작은 마음하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에 대해, 이 과정에 대해, 나의 삶에 대해, 나의 사고와 나의 침대 위에서의 눈물과 시뮬레이션에 대해, 나의 꿈과 수면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너는 모든 걸 가졌으면서 왜 그러느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타인과의 비교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나는 내면적으로 강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눈물이 적게 나고 웃음이 더 많아지는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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